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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진짜 벌레가 만든 IT 용어 이야기
1. 컴퓨터에 벌레가 들어간다고?
우리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쓰다가 갑자기 꺼지거나, 앱이 멈추면 "버그 났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이 '버그(Bug)'는 원래 벌레라는 뜻이에요.
도대체 왜 컴퓨터 문제가 벌레랑 관련이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실제로 벌레 때문에 생긴 말이기 때문입니다.
1947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마크 II(Mark II) 라는 컴퓨터가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컴퓨터는 지금 우리가 쓰는 노트북과는 달리, 사람 키보다 크고 무게도 10톤에 가까운 거대한 기계였어요.
너무 커서 실내가 아닌 별도의 기계실에 설치되었고, 내부에는 릴레이 같은 전기 부품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죠.
어느 날, 이 마크 II가 갑자기 작동을 멈췄습니다.
연구팀은 원인을 찾기 위해 기계 속을 하나하나 살폈는데,
놀랍게도 릴레이 안에 실제 나방(moth) 한 마리가 끼어 있던 거예요.
그 나방 때문에 전류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 컴퓨터가 멈춰버린 것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나방을 종이에 테이프로 붙여 보관하면서, 옆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First actual case of bug being found."
(“버그가 실제로 발견된 첫 사례”)
이 사건이 바로 ‘컴퓨터 버그’라는 말의 시작입니다.
2. 요즘은 벌레보다 코드 속 실수가 문제
지금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진짜 벌레가 들어가서 문제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버그"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이 말이 컴퓨터의 예상치 못한 오류를 뜻하는 표현으로 굳어졌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이런 경우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 앱을 열었는데 갑자기 꺼진다
- 버튼을 눌렀는데 다른 기능이 실행된다
- 게임 캐릭터가 땅속으로 꺼진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 사람이 코딩을 하면서 생긴 실수 때문에 일어납니다.
프로그램은 수천 줄, 수만 줄의 코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단 한 줄만 잘못되어도 버그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개발자들은 오류가 생기면 코드를 하나씩 점검하면서 수정합니다.
이 과정을 디버깅 (Debugging) 이라고 불러요.
말 그대로 버그를 제거한다는 뜻이죠.
이 표현도 앞서 이야기한 진짜 벌레 사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도 버그는 끊임없이 생긴다는 사실이에요.
전문가들조차 1,000줄 코드에 15~50개의 오류가 평균적으로 발생한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전체 작업 시간의 절반 이상을 디버깅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3. '버그'는 실수, 그리고 발전의 상징
이처럼 ‘버그’는 단순한 실수 이상으로, 기술이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오늘날 버그는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심지어 냉장고나 TV에서도 생깁니다.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는 모든 기기에서 버그는 발생할 수 있죠.
그래서 버그는 현대 디지털 세상에서 절대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어요.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건, 버그를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기록하고, 원인을 찾고, 고치는 자세가 바로 기술 발전의 열쇠예요.
실제로 1947년 벌레 사건 때도, 연구원들은 나방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우리 모두가 "버그"라는 말을 쓰고 있는 거죠.
어쩌면 이 일화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수도 기록하면, 역사가 된다.
🧾 바쁜 현대인을 위한 마무리 요약
- ‘버그’라는 말은 1947년, 컴퓨터 기계 속에 들어간 진짜 나방에서 유래
- 오늘날은 프로그래머의 실수나 예기치 못한 코드 문제를 '버그'라 부름
- 버그 수정 작업을 '디버깅(Debugging)'이라 하고, 개발자의 핵심 업무 중 하나임
- 작은 실수라도 기록하고 고치려는 자세가 기술 발전을 이끈다